한국車 유럽 수출길 활짝 열린다
관리자 2009.03.17
韓·EU FTA 8차협상 앞두고 5년내 관세 철폐 의견접근 

손철 기자 runiron@sed.co.kr 

한해 판매가 1,500만대에 달하는 유럽 자동차 시장의 관세장벽이 3~5년 내 한국 자동차에 한해 독점적으로 철폐된다. 우리나라와 유럽연합(EU)은 오는 4월2일 주요20개국(G20) 정상회담이 열리는 영국 런던에서 양측 통상장관이 만나 이 같은 개방안을 골자로 한ㆍEU 자유무역협정(FTA) 협상을 최종 타결할 방침이다. 

16일 외교통상부에 따르면 23∼24일 서울에서 개최되는 한ㆍEU FTA 8차 협상을 앞두고 양측은 주요 쟁점에서 의견 접근을 이뤘다. 우선 공산품 양허안과 관련해 EU는 3년 내 99%, 우리는 96%의 품목에 대해 관세를 철폐하고 5년 내 완전 철폐하기로 했다. 한미 FTA에서 미국이 3년 내 관세를 폐지하기로 한 공산품 비율이 91%임을 고려할 때 개방폭이 더 커진 것이다. 

특히 최대 관심사인 자동차 개방과 관련해 양측은 1,500㏄ 이상 중대형은 3년 내, 1,500㏄ 미만 소형은 5년 내 관세를 완전히 없애기로 했다. 자동차 수입관세는 우리가 8%, EU가 10%로 세계 최대 자동차 시장에서 국산차의 경쟁력이 크게 높아질 것으로 전망된다. 지난해 우리나라는 유럽에 51만6,800여대, 54억달러어치의 차를 수출해 3.5%의 시장점유율을 기록했다. 

유럽은 지난해 1,474만여대의 차가 팔려 1,319만여대의 미국보다 시장규모가 크다. 외교부의 한 관계자는 “미국 자동차 관세는 2.5%에 불과해 FTA를 통한 관세철폐 효과는 유럽이 훨씬 크다”며 “자동차업계 피해를 이유로 한미 FTA 비준에 반대하는 미국에 시사하는 바가 클 것”이라고 말했다. 

우리 측은 EU의 자동차 기술표준을 인정하고 배출가스 기준을 일정 기간 완화해주기로 했다. 개성공단 제품의 한국산 인정은 한미 FTA와 마찬가지로 협정 발효 후 별도 위원회를 구성해 논의하기로 했다. 서비스 시장도 한미 FTA에서 개방하되 환경과 통신 등 일부 분야는 개방폭을 확대하기로 했다. 

양측은 8차 협상에서 양허안 등에 대한 잠정 타결을 선언한 뒤 다음달 2일 G20 정상회담이 열리는 런던에서 통상장관회의를 통해 한ㆍEU FTA의 최종 타결을 선언하고 상세내용을 공개할 계획이다. 정부의 한 고위당국자는 “관세환급 등 일부 쟁점에 정치적 결단이 필요해 정상회담을 빌어 타결 선언이 이뤄지는 것”이라며 “한ㆍEU FTA 타결이 보호무역주의 배격을 강조하는 G20의 취지를 강조하고 한미 FTA와 관련, 미 정부를 돌아보게 하는 기회가 될 수 있을 것”이라고 설명했다.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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